"손님 없을 때 쉬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쉴 수 없었어요."
"밤 10시 넘어서까지 일했는데 야간수당은 없었습니다."
"그만두려 하자 손해배상을 이야기했습니다."
청주지역 프랜차이즈 카페와 음식점에서 일하는 청년 아르바이트생들의 목소리다.
고용노동부가 청주지역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와 음식점 33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약 두 달간 집중 근로감독을 실시한 결과, 임금체불과 휴게시간 미보장, 근로계약서 미작성 등 기초 노동질서 위반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이번 감독은 지난 3월 청주의 한 유명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에서 발생한 점주의 청년 아르바이트생 강요·협박 사건을 계기로 진행됐다.
"사업장 쪼개기"로 법 적용 피하려다 적발
감독의 출발점이 된 해당 커피전문점은 동일 사업주가 사업자등록을 달리해 카페와 디저트 매장을 별도로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5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되는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지급 의무를 회피한 사실이 확인됐다.
고용노동부는 49명에 대한 체불임금 약 300만 원을 적발해 시정명령을 내렸다. 더 큰 문제는 채용 과정이었다.
근로계약서에는 계약을 지키지 않을 경우 매출 피해액을 배상하도록 하거나, 3개월 이내 퇴사하면 임금의 90%만 지급한다는 내용까지 포함돼 있었다. 노동부는 이를 근로기준법상 '위약예정 금지' 조항 위반으로 판단해 형사입건했다.
조사해보니 문제는 한 곳만이 아니었다
감독은 자연스럽게 지역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으로 확대됐다. 추가 점검 대상이 된 30여 개 사업장에서는 예상보다 많은 문제가 발견됐다.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미지급, 퇴직금 과소지급 등으로 87명에 대한 임금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
근로계약서와 임금명세서 작성 의무를 지키지 않은 사업장도 적지 않았다. 근로자 명부와 임금대장조차 작성하지 않은 사례도 나왔다. 휴게시간 규정 위반도 다수 확인됐다. 현행법은 4시간 근무 시 30분 이상의 휴게시간을 보장하도록 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사실상 쉬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청년들이 말한 현실
고용노동부는 감독 과정에서 청년 노동자 123명을 대상으로 익명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응답 내용은 현장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근무시간이나 근무요일이 변경돼도 새로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임금명세서를 받아본 적이 없다는 응답도 있었다.
마감 업무가 길어져 야간근로를 했음에도 "스스로 남아서 한 일"이라는 이유로 수당을 지급받지 못했다는 사례도 확인됐다. 혼자 근무하는 매장에서 손님이 끊이지 않아 휴게시간을 사실상 사용하지 못했다는 응답도 나왔다. 휴무일에 갑작스럽게 출근을 요구받거나, 조기 퇴근 시 근무시간 자체를 인정받지 못한 사례도 있었다.
처음 만나는 노동의 현장
프랜차이즈 카페와 음식점은 많은 청년들이 사회생활을 처음 경험하는 공간이다. 하지만 이번 감독 결과는 청년 노동자들이 노동법을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 채 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고용노동부는 앞으로 청년 노동자가 많이 근무하는 업종을 중심으로 근로조건 자율개선 사업과 현장 컨설팅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청년센터와 학교 등을 통해 노동권 교육과 홍보를 강화하고 온라인 모니터링을 통해 권익 침해 사례를 적극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청년 노동자의 정당한 권익을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사업주 교육과 홍보도 강화해 청년 노동자와 영세 사업자 간 갈등을 줄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기획감독은 단순히 법 위반 사업장을 적발한 데 그치지 않는다. 청년들이 처음 마주하는 노동 현장이 과연 안전한지, 노동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고 있는지 우리 사회의 어른들이 다시한번 돌아봐야할 부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