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호 칼럼] 제천시, ‘조강지처(糟糠之妻)’
‘조강지처’란, 지게미와 쌀겨로 끼니를 이을 때의 아내라는 뜻으로 몹시 가난하고 천할 때 고생을 함께 겪어온 아내를 이르는 말이다. 지게미는 막걸리를 거르고 남은 찌꺼기를 말하는데 주로 1960년대 전후해서 막걸리 양조장에 가면 볼 수 있었다. 요즘이야 먹을 것이 널려있어 쳐다도 보지 않지만 배고픈 시절을 지나온 70대 이상 어르신들은 지게미를 알고 있을 것이다. 배가 고파 양조장에서 지게미를 얻어먹고 나면 술기운이 약간 남아 있는 탓에 힘내서 농사를 지은 시절도 있었다. ‘조강지처’ 눈물겨운 사자성어다. 흔히 사람을 평가할 때 같이 고생한 아내도 배신하는 인간을 믿고 가까이할 수 있는가, 라는 불신이 주변에 맴돌 때가 많다. 자식 놓고 평생을 함께한 사람에게 배신을 당하면 ‘오뉴월에도 찬 서리가 내린다’ 는 말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돌아서는 여성의 가슴은 갈기갈기 찢어질 것이며,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자식을 두고 떠나는 심정이 오죽하랴, 아내가 떠나며 얼마나 원한을 품겠나, 속담에 “조강지처 버리고 잘 되는 사람 한 사람도 못봤다”는 속담도 있다. 요즘&ldq
- 김병호 논설주간
- 2024-02-02 09: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