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는 그 도시만의 기억이 머무는 공간이 있다. 화려한 관광지가 아니어도 좋다. 오래된 골목일 수도 있고, 강가의 느티나무일 수도 있으며, 시민들이 무심히 오가던 다리 하나일 수도 있다. 안동시민들에게 영락교는 바로 그런 존재다. 1976년 산업기지개발공사가 발주했고, 삼부토건이 시공한 안동댐 바로 아래 위치한 반세기가 지난 다리다. 영락교는 단순한 교량시설물이 아니다. 수많은 시민의 삶과 시간이 스며있는 생활의 역사이며, 안동 정서를 이어온 기억의 통로다. 누군가는 그 다리를 건너 학교에 갔고, 누군가는 장터로 향했으며, 또 누군가는 삶의 무게를 안고 강바람 속을 걸었을 터이다. 세월이 흐르며 도시의 풍경은 변했지만, 영락교는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며 시민들의 희로애락 함께 견뎌왔다. 이곳에 안동시가 2억여 원을 집행해 지난 3월 17일 추진 중인 관광 거점도시 육성사업 일환으로 조형물 10개소를 만들어 화려한 빛의 터널을 만들었다. 단순한 경관 조성을 넘어 월영교 테마 거리와 연계한 야간 관광벨트를 구축했고, 머무르고 싶은 체류형 관광도시 서막을 올렸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지나치게 효율과 개발 논리에만 익숙해져 있다. 오래된 것은 낡았다
1995년 첫 선거 이후 이번으로 9회를 맞이한 지방선거는 지방 행정을 위한 대표자를 뽑아 지방의 특수한 문제에 지역이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지방자치를 위한 조직인 지방자치단체는 대상자와 관련된 사무를 처리하고, 재산을 관리하며, 자치를 위한 법(조례)을 제정할 수 있다. 지방선거는 이러한 지방자치단체를 선출하기 위한 선거이기에 어느 선거보다 중요하다. 민주 김관영 지사는 제명 vs 기초단체장은 유보 전국의 시‧도 광역자치단체는 총 17개이고 그 아래에 총 226개의 시‧군‧구 기초자치단체가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는 총 7장의 투표지를 받는다. 광역자치단체장 1표, 기초자치단체장 1표, 교육감 1표, 광역의회 1표, 광역의회 비례대표 1표, 기초의회 1표, 기초의회 비례대표 1표이다. 난감할 수 있는 가짓수지만, 지방자치단체에 계층이 있고, 각각 집행기관과 의결기관으로 구분된다는 점만 이해한다면 원활히 자기 의사를 표현할 수 있다. 현실을 보자. 6·3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3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는 대부분 공천을 완료하고 본격 선거전에 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천을 최종 마무리하고, '대한민국 국가 정상화 선거대책
공무원 초과근무수당 비리 문제는 실제로 퇴근했는데 근무한 것처럼 허위 입력해 수급받는 행위이며, 단순한 행정착오의 수준으로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 그 속에는 공직사회 기강과 시민 신뢰라는 더 본질적인 문제가 숨어있기 때문이다. 초과근무 수당은 국민 세금으로 지급된다. 따라서 단 한 시간의 허위도 결국 시민의 부담으로 돌아간다. 실제 근무 없이 기록만 남기거나 출입만 확인한 채 자리를 비우는 행위, 관행처럼 반복된 일괄입력은 단순 편의가 아니라 공적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일부 조직에서 이러한 행태가 “예전부터 그랬다”는 이유로 묵인되어왔다는 점이다. 관행은 변명이 될 수 없다. 오히려 오래된 관행일수록 조직 내부의 도덕적 무감각이 깊어졌다는 증거일 수 있다. 물론 모든 초과 근무문제가 곧바로 범죄로 단정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근무를 했음에도 시스템 입력 오류가 있었거나, 상급자의 지시에 따라 형식적으로 처리된 사례도 존재할 수 있다. 따라서 수사는 냉정하고 객관적이어야 하며,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해서도 안 된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있다. 허위 초과근무가 반복적으로 이루어졌다면 그것은 개인의 일탈을 넘어 조직의 책임으로 확대될 수
국회 본회의장이 또 멈춰 섰다. 이번에는 여야 충돌도, 몸싸움도 아니었다. 이미 여야 합의로 법사위를 통과한 민생법안들조차 필리버스터의 벽에 가로막혔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결국 본회의 산회를 선언하며 “분통이 터지고 눈물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 국회의장이 공개석상에서 감정을 드러내는 일은 흔치 않다. 그만큼 상황이 비정상적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문제는 필리버스터 자체가 아니다. 국회법이 보장한 합법적 권한이다. 그러나 지금 국민들이 묻는 것은 따로 있다. 왜 하필 ‘민생법안’까지 붙잡느냐는 것이다. 육아휴직 확대 법안을 기다리던 워킹맘의 절박한 문자 내용은 정치권이 놓치고 있는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초등학교 고학년 자녀 돌봄 공백 앞에서 하루하루 버티는 부모들에게 법안 처리는 정치공방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하지만 국회는 어떤가. 합의 처리하기로 한 법안마저 정쟁의 카드가 됐다. 개헌안 재표결 문제와 민생법안을 한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줄다리기를 하는 모습은 국민 눈높이와는 거리가 멀다. 필리버스터는 소수 의견 보호를 위한 제도다. 그러나 합의된 민생법안마저 무차별적으로 지연시키는 순간, 그 제도는 민주주의 장치가 아니라 정치적 버티기 수단으로 비
각주구검(刻舟求劍), 배의 밖으로 칼을 떨어뜨린 사람이 나중에 그 칼을 찾기 위해 배가 움직이는 것도 생각하지 아니하고 칼을 떨어뜨린 뱃전에다 표시했다는 뜻에서 시세의 변천도 모르고 낡은 것만 고집하는 미련하고 어리석음을 비유적으로 한 말이다. 태양이 지고 나면 달과 별이 만물을 비추는 게 세상의 이치다. 그러나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지역 정치인의 꼼수는 유치할 정도로 속이 훤히 보이는 짓거리를 하고 있다. 사방을 둘러봐도 젊고 혁신적 인물은 오간 데 없고 구태의연한 후보들만 선거판을 기웃거린다. 흘러간 물로 수레바퀴를 돌릴 수 없듯이 재탕 삼탕 하려는 지역 정치꾼 속에 시민 경제 회생은 아득히 멀어져 가고 있다. 이들은 넘어서 안 될 ‘양심’의 계선을 넘어 버렸다. 창피함도, 부끄러움도 전혀 모른다. 시민이야 도탄에 빠지든 말든 권력의 달콤함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환위법(換位法)이란, 주어와 술어의 위치를 바꾸어서 새로운 판단을 이끌 어 내는 방법을 말하는데, 예컨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봄으로 상대의 의도를 파악하고 더 나아가 자신의 생각대로 상대에게 새로운 생각을 끌어내는 기술을 말한다. 지난 5월 2일 이충형 전 국민의힘 대변인이 제천시장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이다,” 또 “정치는 타이밍의 예술이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정치가 살아있는 생물인 이유는 결코 멈춰 있지 않기 때문이다. 오늘의 동지가 내일의 적이 되고 어제의 숙적이 오늘의 연맹이 되는 과정은 배신이 아니라 변화된 민심이라는 환경에 적응하려는 정치의 본질이라고 볼 수 있다.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이다,” 라는 말은 무원칙한 변절을 정당화하는 수단이 아니라 오히려 시대의 요구에 응답하기 위해 스스로를 혁신해야 한다는 엄중한 경고로도 볼 수 있고, 새로운 정치 실험이 어떤 열매를 맺을지 알 수 없으나, 분명한 것은 정계가 이미 낡은 허물을 벗고 새로운 생태계를 향해 매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민주당 대표가 충북 제천시를 방문한 이유는 보수의 낡은 틀을 와해시키고 당차원의 새로운 생존의 길을 개척해 보자는 의미가 함축돼있는 것 같다. 이러한 유동성은 정체된 충북 북부권 표심을 자극하고 신선한 질서를 생성하려는 수권정당(受權政黨) 정치 행보며 상당히 고무적으로 평가할 수 있고. 2022년 이후 국민의힘 세력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도 있다. 충북 제천지역 민주당 시장 후보로 낙점된 이상천 후보는 지방행정가로 이미 제천시 경제를 한차례
제천시장 선거가 본격화되면서 후보 간 공약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 공공의료 확충, 생활밀착형 정책 등 다양한 공약이 제시되고 있지만, 정작 정책의 방향성과 구조적 설계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까지 공개된 공약들을 종합하면 ‘경제 회복’과 ‘도시 활성화’가 핵심 키워드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공약이 엄청난 정부예산이 확보되어야 하는 시설 확충이나 사업 유치 중심에 머물러 있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과 함께 장기적인 성장 구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창업 생태계 구축, 지역 산업과 연계된 일자리 전략, 청년 정착을 위한 정주 기반 설계 등은 상대적으로 구체성이 떨어진다.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할 핵심 요소들이 공약에서 충분히 다뤄지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한계는 최근 정부 정책 기조와 비교할 때 더욱 뚜렷해진다. 정부는 2030년까지 글로벌 100위에 진입하는 창업도시 5곳을 만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창업과 투자, 기술 기반 산업, 정주 환경을 결합한 ‘지역 생태계 전환’을 핵심 전략으로,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지역에서도 기업과 인재가 자생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방향이다. 하지만 제천지역
세상사 사람의 역할이 중요하다. 선거에서 공천(公薦)이 초미관심인 까닭이다. 후보를 잘 선정해야 한국 정치도 진일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야가 모두 외치는 혁신 공천의 요체는 결국 새로운 피를 수혈하는 것이다. ‘결정적 선거’라는 말이 있다. 기존의 정치적 쟁점과 지역적 권력 기반·정당의 전통적 이념 토대가 무너지고 새로운 물갈이를 하는 선거를 말한다. 미국 정치학자 월터 버넘이 “미국에서는 가끔 선거 혁명이 일어나 정치와 사회의 기본 체질을 결정적으로 쇄신한다”며 도입한 용어다. 1960년 존 F 케네디·1980년 로널드 레이건·2008년 버락 오바마·2016년 도널드 트럼프 당선이 좋은 예다. 광역단체장 선거가 기초선거에 큰 영향 이런 점은 최근 9회 지방선거 관련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드러난다. 더불어민주당이 거의 모든 지역에서 국민의힘을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선거에서는 광역단체장 선거가 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회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주는 ‘줄투표 현상’을 보인다. 투표율과 중도층의 향배가 관건이지만, 지금 판세가 유지되면 민주당은 입법·행정 권력에 이어 지방 권력까지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민주당은 16곳의 시·도 광역단체장 후보를 모두 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