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발전을 위한 기회는 준비된 도시에게 찾아온다. 제천시가 추진을 검토하고 있는 교정시설 유치 역시 감정적인 찬반을 넘어 지역의 미래와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큰 틀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과거 교정시설은 대표적인 기피시설로 인식됐다. 그러나 시대는 달라졌다. 오늘날의 교정시설은 첨단 보안시스템과 체계적인 관리 아래 운영되는 국가 핵심 공공시설이다. 무엇보다 지역경제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가 적지 않아 여러 지방자치단체가 유치를 희망하는 시설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 교정시설이 들어서면 수백 명의 교정공무원과 가족들이 지역에 정착하게 된다. 이는 인구 증가와 소비 확대, 주택 수요, 교육, 의료, 상권 활성화 등 다양한 분야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시설 운영에 필요한 물품과 용역도 지역 업체가 참여할 수 있어 지역경제에 지속적인 선순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지방소멸 위기가 현실이 된 지금, 안정적인 국가기관 유치는 지역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투자다. 제천시는 중부권의 우수한 교통망과 생활 인프라를 갖춘 도시로 국가 공공시설을 유치할 충분한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교정시설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와 안정적인 인구 유입을 가져오는 지역 발전
경북 안동은 세계가 인정하는 문화도시다. 하회마을과 도산서원, 봉정사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을 품고 있다. 그러나 문화유산만으로 미래 관광을 책임질 수는 없다. 관광은 변화하고 있고, 관광객은 더 다양한 경험을 원한다. 그 중심에 안동호가 있다. 안동호는 천혜의 자연경관을 갖춘 보물이다. 월영교와 선성수상길, 호반을 따라 이어지는 풍광은 어느 관광지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이 소중한 자산을 얼마나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가에 숙고할 필요가 있다. 아직도 안동호는 보는 관광에 머물러있다. 체험은 부족하고, 야간 콘츠츠는 아쉬우며, 사계절 프로그램도 충분하지 않다. 관광객은 잠시 사진을 찍고 떠나고, 지역 경제에 남는 효과는 기대만큼 크지 않다. 이제는 발상을 바꿔야 한다. 안동호를 안동 중심축으로 개발해야 한다. 문화유산과 호반 관광을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하고, 낮에는 자연을, 밤에는 빛과 공연을, 계절마다 축제와 체험을 즐길 수 있는 체류형 관광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행정의 결단이 절실하다. 관광은 예산을 쓰는 일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투자다. 민간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시민의 참여를 끌어낼 수 있는 과감한 정책도 뒤따라야
2027년 적용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700원으로 결정됐다. 올해보다 380원(3.7%) 오른 금액이다. 월급으로 환산하면 주 40시간 기준 223만6,300원이다. 숫자만 보면 인상이다. 그러나 이번 결정을 둘러싼 분위기는 '인상'보다 '타협'에 가깝다. 그것도 어느 한쪽도 만족하지 못한 절충안이다. 노동계는 생계비와 물가 상승을 감안하면 사실상 제자리걸음이라고 말한다. 최근 몇 년간 이어진 물가 상승으로 외식비와 주거비, 공공요금까지 오르면서 최저임금 노동자들의 체감 생활은 더욱 팍팍해졌다는 주장이다. 최저임금은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한 사회안전망이라는 점에서 더 과감한 인상이 필요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반면, 경영계는 여전히 부담이 크다고 호소한다. 최저임금이 오를 때마다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인건비 상승을 가장 먼저 걱정한다. 이미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 결국 채용을 줄이거나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인 고민이다. 결국, 이번 최저임금은 노동계도, 경영계도 만족시키지 못했다. 최종안의 차이가 불과 30원이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표결로 결론이 났다. 숫자는 정해졌지만 사
'산 좋고 물 좋다'는 말은 흔하지만, 그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곳을 꼽으라면 제천 청풍호반을 빼놓을 수 없다. 충주호가 만들어 낸 푸른 물결과 월악산, 금수산, 옥순봉과 구담봉이 어우러진 풍광은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청풍호를 '내륙의 바다'라고 부른다. 이보다 더 적절한 표현은 없을 것이다. 청풍호반은 단순히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관광지가 아니다. 수몰이라는 아픔을 딛고 문화유산을 이전·복원해 조성한 청풍문화유산단지는 우리 문화유산 보존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는다. 케이블카에서 내려다보는 호수의 풍경, 유람선을 타고 만나는 절경, 사계절 색을 달리하는 산과 호수는 다른 지역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특별한 감동을 선사한다. 그러나 천혜의 자연경관만으로 관광도시의 경쟁력이 완성되지는 않는다. 관광객이 다시 찾는 도시는 아름다운 풍경뿐 아니라 친절한 서비스, 깨끗한 거리, 편리한 교통, 수준 높은 숙박과 음식, 그리고 지역만의 독창적인 문화 콘텐츠를 함께 갖추고 있다. 자연은 하늘이 주는 선물이지만 관광 경쟁력은 사람의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제천은 이제 '볼거리'를 넘어 '머무는 관광'으로 방향을 넓혀야 한다. 낮에는
민주주의-. 현재까지 인류가 고안한 정치체제 가운데 최상의 합리성을 띠고 있다는 평가다. 민주주의라는 이름을 팔아 저질러지는 ‘악행’도 적지 않지만, 장점이 더 많기에 지금까지 지구촌 대부분 국가에서 채택해 나라를 운영하고 있다. 민주국가에서 지방자치는 기본적 민주주의, 이른바 풀뿌리 민주주의로 불린다. 세계화·분권화 시대에 지방자치는 점점 확대되는 추세다. 지방정부 선출직들의 역할도 갈수록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분명한 건 지방정부 선출직은 봉사자이지, 위세 떠는 벼슬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자신을 뽑아준 주민들을 대신해 시·도, 시·군·구정이 잘 운영되도록 하는 주민의 대리인일 뿐이다. ■의장 되려고 망설임 없이 탈당·야합 조례를 제·개정하고, 예산을 심의·결정하며, 공무원과 지자체의 예산을 지원받은 시민사회단체의 업무를 감사하는 게 주된 업무다. 따라서 지방의원들은 도덕적으로 청렴하고 전문적인 역량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런데 지방의회가 부활한 지 29년이 지난 오늘에도 변하지 않는 게 상당수 지방의원 자질론이다. 지방의원 하면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감투싸움과 비리, 막가파식 언행, 외유성 해외연수 등이 연상되는 현실이다. 이번엔 민선 9기 지방
식당영업이 좀 되는 집은 무슨 ‘브레이크 타임’이라고 3시에서 5시까지 영업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필자가 찾아간 상동 막국수식당은 먼저 온 손님들로 붐볐다. 막국수 한 그릇 먹자고 찾아갔는데 미안해서 망설였다. 마침 주문받는 직원이 “한 분이세요,” 하길래 얼떨결에 “예” 해 놓고 유환수 대표에게 “여기는 브레이크 타임 이란 게 없어요?” 하니까 “몰려드는 손님 때문에 없다.”라고 대답한다. 영월군 하송 상동 막국수는 막국수 한 그릇과 반찬 1개뿐 인데 그 맛이 절묘하다. 유 대표 옆에서 오이를 썰고 있던 부인 이혜영 씨는 “우리 식당은 3대째 운영을 하고 있으며, 막국수에 육수를 많이 넣으면 물 막국수가 되고 적당하게 넣어서 비벼 드시면 비빔 막국수가 된다”고 말했다. 육수를 적당하게 넣어서 먹기로 하고 일단 비벼서 한입 넣어보니 순하면서 약간 매운맛도 입안에서 맴돈다. 보통 우아미(umami 감칠맛) 이라고 쓰는데 아무튼 깔끔하다. 영월은 지난 세월 화력발전소, 탄광으로 유명세를 탓 던 곳이며, 3대째 이어오고 있는 식당이라면 부모님들 배고프던 시절부터 막국수를 영월지역에 제공한 식당으로 봐 진다. 먹고 난 뒤 입안에 은근히 오래 남는 풍미와 재료의 맛
“울 밑에선 봉선화야, 네 모양이 처량하다.” 어릴 적 누구나 한 번쯤 따라 불렀던 이 노래는 단순한 동요가 아니다. 봉선화는 늘 울타리 아래, 담장 밑, 가장 낮은 자리에서 피었다. 화려하지도 않고 요란하지도 않다. 그러나 바로 그 낮은 자리 때문에 봉선화는 이 땅의 서민을 닮았고, 평범한 시민의 삶을 닮았다. 그래서 오늘 이 노래를 다시 떠올리게 되는 것은 단지 옛 추억 때문이 아니다. 지금 우리 지역의 현실이, 그리고 제천과 충북의 민심이, 마치 울 밑에 선 봉선화처럼 처량하게 내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제천을 비롯한 충북의 지역사회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거창한 구호와 달리 시민의 삶이 늘 뒷전으로 밀린다는 데 있다. 정치권은 시민을 위한다 말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민심은 금세 잊힌다. 행정은 지역발전을 외치지만 정작 시민이 체감하는 것은 불편과 답답함, 그리고 늦장 대응뿐인 경우가 적지 않다. 지역경제는 활력을 잃고, 골목상권은 무너지고, 청년은 일자리를 찾아 떠나고, 노인들은 더 팍팍해진 삶을 견딘다. 그런데도 지역 정치는 시민의 삶을 붙들 해법보다 세력 다툼과 자리 계산에 더 익숙해 보인다. 울 밑의 봉선화를 살피기보다 누가 화단의 주인이 될
검찰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던 지난 3월, 국내 정유사 내부 업무용 메신저에서는 "역시 전쟁으로 먹고사는 회사. 트럼프 만세.", "오늘 가격 100원 더 올린다. 올해 2조 벌 듯." 과 같은 충격적인 대화가 작성됐다고 한다. 국민은 국제 정세를 걱정했고, 자영업자는 치솟는 유류비를 감당하지 못해 한숨을 쉬었다. 화물차 운전자는 기름값 계산기를 두드렸고, 농민들은 농기계 한 번 움직이는 것도 부담스러웠다. 그 시각 누군가는 가격 인상을 수익 기회로 바라봤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물론 이 사건은 현재 재판이 진행될 사안이며 법원의 최종 판단이 남아 있다. 그러나 검찰이 공개한 수사 결과와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내용은 국민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겼다. 검찰은 SK에너지와 HD현대오일뱅크를 가격 담합 혐의로 기소했고, 직접 담합 규모는 14조2천억 원, 의식적 병행행위까지 포함한 경제적 피해는 최대 26조 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GS칼텍스와 에쓰오일 역시 가격 상승 흐름에 편승한 것으로 판단했다. 또 전량구매 계약과 사후정산 방식 등 공정한 거래를 저해한 혐의로 정유사들을 재판에 넘겼다. 공정거래위원회도 별도로 제주지역 주유소 가
제천시의회 전임 의장들이 의장실 리모델링 한 부분을 두고 일부 시민들은 “단순한 공간 배치문제가 아니다. 지방 의회가 아직도 시민대표 기관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으며, 지역 경제는 한숨이 깊어지는데 권위주의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 “의회는 시민의 삶을 다루는 곳이지 권력의 동선을 정리하는 곳이 아니다.”한 시민은 언성을 높이고, “시민을 위해 존재하는 공적 공간이지 권한의 상징물이 아니다,”라고 재차 밝혔다. 예컨대 경북 영주시는 신임 황병직 시장이 읍·면·동장 집무실을 없애고 타 용도로 사용하기로 했다. 안동시 권기창 재선 시장은 신임시장 당시 시장실을 1층 민원실 옆으로 옮기면서 축소했다. 집기도 아주 저렴한 책상 의자로 교체했다. 원주시도 전 원광수 시장이 1층 민원실 옆으로 축소해 옮겼다. 이웃 시 정책은 나날이 변화하는데 아직도 제천시는 시민의 눈높이보다 내부 권력 질서와 체면을 먼저 보며 권위 연출로 의장실을 리모델링 했다고 시민들의 준엄한 질책이다. 제천시의회는 시민을 위한 공적 기관이지 개인의 권력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며,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민주주의 현장이다. 그런데 그 중심에 자리한 의장실이
안동이 ‘한국정신문화의 수도 안동’을 선포한 지 어느덧 20년을 맞았다. 20년 전의 선포는 단순히 차별화된 도시 브랜드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아니었다. 오랜 세월 안동인이 만들고 지켜온 정신문화의 가치를 대한민국 앞에 당당히 밝히고, 사람 중심의 세상을 향한 안동의 책임을 스스로 다짐한 엄숙한 선언이었다. 지난 20년 동안 세상은 눈부시게 달라졌다. 인공지능(AI)의 등장과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그 어느 때보다 풍요로운 물질문명을 누리고 있지만, 효율과 속도, 경쟁만을 앞세운 물질만능주의는 심각한 인간 소외와 공동체 붕괴라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더 빠른 사회가 반드시 더 나은 사회인가’라는 시대적 과제 앞에서, 인류가 다시 주목하는 해답이 바로 사람을 모든 가치의 중심에 두는 유교문화이자 인본주의 정신이다. 본래 안동은 유교문화의 원형을 간직한 추로지향(鄒魯之鄕)이자 인문정신의 본향이다. 유교문화는 중국 산둥에서 공자로부터 시작됐지만, 안동 도산에서 퇴계 이황의 성리학을 거치며 우리 삶에 깊이 뿌리내렸다. 안동의 유교는 박제된 학문이 아니라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끊임없이 묻고 실천하는 살아 있는 시대정신이었다. 이 정신은 우리 역사 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