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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은 소리] 자영업을 살려야 한다

 

인간은 일, 곧 노동을 통해 자기 자신을 확인하며 성장한다. 이웃과 연대하고 봉사하기에 인간의 삶이 빛난다. 그러므로 인간은 누구나 노동할 의무와 권리를 갖는다.

 

노동은 넓은 의미로는 인간의 활동, 특히 직업적 활동을 모두 포괄한다. 생산적 활동이라고 하더라도 그 의미는 다양하다. 농어촌 문화권에서 생활하는 사람의 노동 형태와 고도의 산업시설을 통한 생산직에서 노동하는 것은 아주 다르다. 그러나 어떠한 문화권에서의 노동이든 다 같은 인간 활동이다.

 

서민 생계의 ‘마지막 보루’ 자영업이 벼랑에

 

서민 생계의 ‘마지막 보루’인 자영업자들이 벼랑 끝에 서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5년 1월 기준 국내 자영업자 수는 약 563만 6000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19.7%를 차지한다. 문제는 상당수가 폐업 직전이라는 사실이다. 자영업자 10명이 창업하는 동안 8명은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 5년 후 생존율이 20%대에 불과한 것이다. 우리나라 전체 일자리의 30%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자영업의 근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사기(史記)’에 “임금은 백성을 하늘로 삼고, 백성은 먹을 것을 하늘로 삼는다(王者以民爲天而民以食爲天)”고 했듯이 경제는 민초들의 삶 그 자체다. 한데 자영업의 붕괴로 서민들은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잃어버리고 있으니 안타까운 우리의 현주소다.

 

당국의 각별한 대책이 시급하다.자영업자들은 어려움이 큰 데도 이재명 정부는 더 큰 ‘짐’을 지우려 한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영세 자영업자들이 대부분 주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근로자’를 고용해 사업장을 영위하고 있는데 정부가 이들 ‘초단시간 근로자’에게도 주휴수당·연차유급휴가·공휴일 수당 등을 보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자영업자들은 인건비 폭탄에 고용마저 막히면 문 닫을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한국노동연구원 ‘소규모 사업장의 업종·지역별 근로실태 분석 및 지원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음식점·소매업·숙박업 등 5인 미만 사업장에서는 주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근로자’ 활용이 이미 보편화된 것으로 나타났다.이런 상황에서 가산 수당 확대에 따른 추가 임금 비용은 도소매업 6929억 원, 숙박·음식점업 5560억 원, 제조업 4683억 원으로 집계돼 자영업 비중이 큰 업종에 부담이 제일 큰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로기준법을 전면 적용하면 연간 3조 원이 넘는 추가 비용이 발생해 ‘자영업 몰락법’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확대 적용이 신중해야 함을 뒷받침한다.그런데도 정부는 근로기준법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며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대로 주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근로자에게도 권리를 보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는 123대 국정과제에 포함시켰고,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근로기준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충분한 시장조사와 준비 기간 거쳐 사업해야

 

그러잖아도 자영업자 10명 중 4명은 3년 내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음식점업과 숙박업, 도·소매업, 기타서비스업 등의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자영업자 2024년 실적 및 2025년 전망 설문조사’ 결과, 폐업을 고려하는 자영업자는 10명 중 4명이었다. 이유는 영업 실적의 지속적인 악화(28.2%), 경기회복 전망 불투명(18.1%), 자금 사정 악화 및 대출 상환 부담(18.1%), 임차료·인건비 상승(11.9%), 원재료 가격 상승(11.9%) 등이다. 구체적으로는 원자재·재료비(22.2%), 인건비(21.2%)를 큰 어려움으로 꼽고 있다.

 

물론 자영업에 뛰어드는 이들의 심사숙고도 요청된다. 충분한 시장조사와 준비 기간 등이 거쳐 사업을 해야 하는 것이다. 국회 예산정책처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취업자 중 자영업자 비중은 31.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며, 일본과 비교해서도 18%포인트가량 높다고 한다. 무턱대고 뛰어들 일이 아니다. 사업이 무모해선 안 되는 것이다.

 

사업은 이길 수 있는 확률이 낮아도 70% 이상 될 때 벌여야 한다고 하잖는가. 너도나도 하는 업종, 곧 레드오션이 아니라 나 홀로 경쟁력 있는 블루오션을 찾아서 사업을 하라는 의미다. 그래야 개인의 성취도 있고 가계도 여유를 찾을 수 있다. ‘손자병법’은 이를 분명하게 시사하고 있다. “잘 싸워 이기는 자의 승리는 이기기 쉬운 상태에서 승리를 거두는 것이다(善戰者勝 勝易勝者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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