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9 (목)

  • 구름많음동두천 29.3℃
  • 구름많음강릉 27.9℃
  • 흐림서울 31.1℃
  • 구름많음대전 32.4℃
  • 구름많음대구 31.1℃
  • 구름많음울산 32.8℃
  • 구름많음광주 34.6℃
  • 구름조금부산 33.4℃
  • 구름많음고창 33.7℃
  • 구름많음제주 33.0℃
  • 구름많음강화 29.7℃
  • 구름많음보은 28.4℃
  • 구름많음금산 30.9℃
  • 맑음강진군 34.0℃
  • 흐림경주시 32.7℃
  • 구름조금거제 32.8℃
기상청 제공

[데스크칼럼]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희망이 있을까?

발행인 김진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시작한 지 올해로 19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해마다 제천의 여름을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불안한 모습과 더불어 정형화된 행사 진행이 식상함을 불러올 때쯤 제천시와 영화제 집행부의 사업비 초과 지출에 대한 소송전까지 이어졌고, 결국 제천시가 4억6천500만 원의 결손금을 고스란히 떠안고 말았다.

 

애당초 무리한 소송이었다. 사실상의 최종 관리·감독의 주체는 제천시다. 집행위원장과 일부 직원을 해임하고 결손금을 구상한다는 계획은 법원에서 모두 패소했다. 재판과정에서 “제천시의 요구로 행사장소가 늘었고 우천으로 관객이 줄었다”는 주장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제음악영화제의 도시에는 지금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극장이 없다. 최근 제천의 유일한 영화관이 내부사정으로 장기간 휴업을 알렸기 때문이다. 그럼 의림지 자동차 극장으로 관람객들이 몰렸을까? 이상하게도 그렇지 않았다. 의림지 자동차 극장은 영화를 관람하기에 주변 환경이 너무 밝다. 스크린을 바라보는 쪽만 봐도 주변 상가들의 조명에 영화의 몰입도가 현저히 떨어진다. 무엇보다 영화관람 동안 전기차가 아닌 이상 차량은 공회전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영화제와 같은 대규모 이벤트를 추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외지인들의 유입을 통해 제천을 알리고 관광도시 활성화를 도모함일 텐데 도심 관광을 받쳐줄 숙박시설이 매우 낙후됐고 그마저도 체육대회 일정과 겹치면 방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서울 청량리에서 한 시간이면 도착하는 제천역에서 도심형 관광을 통해 체류를 유도해야 하는데 잘만한 곳이 없다. 여기에 의림지 권역 리조트사업 우선협상자도 사업을 포기했으니 체류형 관광계획은 또다시 안갯속이다.

 

한편, 제천시는 지난해 노후 숙박업소 시설개선에 1억 원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공고문에 따르면 여관, 모텔 등 지역 숙박업소를 대상으로 시설개선비의 최대 50% 이내에서 시와 업주가 절반씩 부담한다는 조건인데, 결과는 선정된 숙박시설이 없었다. 가장 큰 이유는 현실적인 부분이었다. 제천시는 ‘업소 내·외부 개선과 조식 공간 보강’이 조건이었으나 업주들은 조건 충족을 위해선 최소 5억 원 이상 든다는 입장이다. 현실성 없는 조건에 결국 형평성 논란과 함께 보여주기식 행정으로 전락했다는 일각의 평가가 이어졌다.

 

19년이란 세월 동안 영화제 사무국의 경험은 축적될 수 없었을까? 해마다 우천에 대비한 계획이 부족했고, 제천시 지휘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지위를 구축할 수 없었던 것과 예산집행과 관련해 투명한 처리도 부족했다. 무엇보다 영화제가 열리면서 남겨놓은 영화제의 발자취가 흘러온 세월에 비해 흔적이 없다.

 

시민들이 이번 사건을 두고 보는 태도는 대체로 영화제의 폐지를 원하는 목소리가 강하다. 실패한 축제이고 더는 이어갈 명분과 가치가 사라졌다. 영화제를 기반으로 한 여러 곳의 이권 업체나 관계자들이 있겠지만 일이 이 정도까지 왔으면 깔끔하게 포기하는 것도 지역을 위한 길이라 생각된다.

 

프로필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