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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왜 우리나라 대통령은 불통인가?

요즘 채해병 특검과 대통령 탄핵 등이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 1년째 지지부진한 채해병 특검은 급작스럽게 부상한 대통령 탄핵의 이유 중 하나로 뽑히고 있다. 그런데도 대통령에게 그 여파가 있는 것 같진 않다. 대통령은 업무를 보느라 바쁘다.

 

당선된 5년 동안 왜 대통령은 아무런 책임도, 아무런 견제도 받지 않는 것일까? 대통령의 책임은 왜 그의 일방적인 의사나 선처 등으로 하사한 "국민과의 담화" 수준 정도에 미치는 것일까? 우리나라에선 대통령 후보조차 토론이나 기타 다른 견제를 받지 않는 것 같다. 그나마 하는 토론이라곤 선거기간에 하는 양자 토론이다.

 

대통령이 바빠서 그렇다고 하는 경우가 있다. 아니 바쁘면 일을 분산시키면 되지 않는가? 굳이 대통령에게 많은 일을 할당하여 일을 진행할 이유가 뭐란 말인가? 세상 각국엔 총리제도 있으며, 의원내각제도 있다. 모든 권한을 대통령에게 주지 않아도 되며, 모든 일을 대통령이 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나라의 대통령제를 문제로 삼는 이유는 대통령은 5년 동안 합리적인 견제를 받지 않는 것 같기 때문이다. 5년 동안 제왕으로 군림한다는 것이다. 물론 대통령도 견제를 받긴 한다. 바로 탄핵으로 말이다. 하지만 탄핵은 최후의 수단일 뿐이다. 그러므로 오히려 협박용으로 사용된다. 탄핵의 많은 사례는 재판에 들어가 기각 또는 각하의 결과를 맞았다. 대통령에게 책임을 물을 방법이 탄핵밖에 없나?

 

영국은 매주 수요일 회의가 열리는 날 '총리 질의응답(PMQs)' 시간이 있다. 여기서 총리는 야당 당수들의 질문에 답을 한다. 이는 BBC를 통해 중계되며, 영국 국민은 이것을 자유롭게 시청할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특정 대통령들은 국가를 자신의 소유인양 여겼던 것 같다. 그 덕분에 선발된 주무부처 장관들은 그에게 충성을 바친다. 일반적인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그들은 그저 국민에게 봉사하는 자들이나, 오히려 권세를 등에 업고 떵떵거리며 다닌다.

 

우리나라의 특정 세력에겐 스트롱맨에 대한 신화가 있는 것 같다. 그들은 독재자다. 하지만 국민은 그 스트롱맨을 신봉한다. <어벤져스>에 나오는 아이언맨 같은 이가 우리나라를 지켜줄 것이라고 믿는다. 태평양 저편에서도 비슷한 풍조가 있다. 미국엔 자매품격인 스트롱맨 트럼프가 있다. 이 현상을 본다면 우리나라의 정치 풍조가 읽힐 것이다. 최고의 권력은 잘못할 수 없다.

 

우리나라에선 5년간의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 후에야 대통령들은 줄곧 검찰 수사를 받아왔다. 그 영향으로 1명의 전직 대통령은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2명의 전직 대통령은 감옥에 갔다 오게 되었다. 이런 비정상적인 정치 관행이 낳은 비극이라 생각한다. 분명 잘못을 했으면 책임을 져야 하지만, 이런 5년간의 유예로 나은 비극은 옳지 못한 것이다.

 

물론 비극이 아닌 희극인 경우도 생길 것이다. 이번 대통령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그런 비극을 겪을 일이 없는 것 같다. 그는 예나 지금이나 "검찰"의 우두머리로 기억될 것이다. 비록 잘못을 저질렀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 [독자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