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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호 칼럼] 영주시, 방하착(放下著)

김병호 논설주간

하늘은 돈과 명예를 함께 주지 않고, 사랑과 우정을 동시에 주지 않고, 건강과 행복을 같은 보자기에 싸주지 않음이 만고 불변의 이치이다. 사람이 살면서 욕심을 내면 그때부터 불행이 싹트기 시작하고, 한번 넘어야 할 고개를 열 번 넘어야 하는 우(愚)를 범하게 된다.

 

자신이 그 지방에서 제일 잘난 것처럼 행세하고 살아도 세상은 절대 그렇지 않다. 그 생각은 단순하게 착각일뿐, 제일 잘난 사람은 과욕 없이 묵묵히 현실에 충실하게 삶을 영위하는 사람일 것이다. 자신에게 작은 권력이 생기면 그때부터 만용이 싹트기 시작한다.

 

영주시, 현재 암담한 지방행정 기로에 직면해있다. 자신들은 애써 외면하고 있지만, 그곳을 출입해보니 공직기강은 해이해져 있고 조금 높은 공직자들은 점심시간이 지났는데도 자리에 없다. 물어보나 마나 연가 갔다 할 것이고 2시 가까이 돼서 다시 가보면 자리에 있지만, 복무규정 위반이다.

 

태양이 지고 나면 달과 별이 만물을 비추는 게 세상 이치다. 내 아니면 안 된다는 착각일랑 한시바삐 배제하고 대의가 무엇인지 깨닫고 ‘방하착’ 하는길을 택하는 것이 자신과 영주시민을 위하는 아름다운 최선의 길일 것이다. 장마에 떠내려간 무섬마을 외 나무다리는 다시놓으면 되는데, 너무 깊숙하게 들어간 민심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만사가 욕심 때문일 것이다. 원석이 아무리 뛰어나도 잘 갈고 닦아야 보석이 되는 법이다. 똥개 눈에는 똥만 보일 것이고 꽃사슴 눈에는 푸른 풀잎만 보일 것이다. 자신의 중량으로 상대방의 체중을 저울질하지 말라. 사람이 원한을 품게 되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는 고사가 있듯이 적을 만들면 언젠가 후회할 날이 온다.

 

시장 자리가 뭔데, 아무것도 아니며, 기자 생활 40년 동안 숱한 사례를 보고 지내온 지금 필자에게 한 줌의 흙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눈을 뜨니 세상이 보이지, 눈을 감으면 세상이 어디 보이 드냐, 어리석은 삶의 중심에서 한시바삐 변방으로 나오길 권한다.

 

2018년 대구에서 모사건 항소심 결심공판 취재를 하고 있는데, 주심 판사가 항소심 피고인보고 ‘피고인 왜 거짓말하느냐?’ 호통을 치더니 판결문을 읽어 내려가다가 끝부분에 피고인은 반성하지 않았으므로 징역 2년에 처한다며 선고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당시 그 피고인은 지원에서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고 항소했는데 낭패를 본 셈이다.

 

검·판사는 법률 전문가 들이다. 거짓말로 넘어갈 사람들이 아니다. 솔직하게 털어놓고 용서를 구하고 진솔한 반성이 담긴 탄원서가 자신을 구하는 지름길이란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통행금지가 있던 시절, 서울 남산에서 남녀가 앉아 사랑 이야기하다가 그만 12시를 넘겨 버렸다,

 

그때 단속 경찰관이 두 사람을 연행하려 하자 유창한 일본어를 하면서 관광객으로 위장해 현장을 벗어나려 하다가 수상하게 여긴 경찰관이 경찰봉으로 약간 어깨 부위를 치니까 ‘아야’ 해버렸다. 그때 경찰관이 요것들 봐라, 하고 동행해서 다그치니 모 대학 일본어 전공하는 학생들로 드러났다고 전해진다.

 

세상은 그렇게 어리석지 않다. 충북 쪽 모 국회의원이 박근혜 대통령 시절 철도 비리로 구속돼 절대 돈 받은 사실 없다고 대법원까지 밀고 나갔지만, 법원은 특가법을 적용해 징역4 년을 선고하고 가석방도 없이 복역하게 만들어 버렸다. 모 전 의원은 지금도 충북 쪽에 돌아다니는 모습을 가끔 본다.

 

요즘 경찰관도 공부 많이 했고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작량감경’이란 법률용어가 있다. 이 말은 법관의 재량으로 형량을 절반 가까이 줄이는 사례를 말하는데, 처음부터 조사관 악감정 생기기 전에 사실대로 말하고 용서를 구하는 길이 자신을 위하는 가장 지름길일 것이다. 만약 증거가 없다면 몰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