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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보수에 꽃피던 청년 이준석의 탈당

발행인 김진

 

보수의 청년 아이콘 이준석은 정치 기득권들의 원심력에 버티지 못했다. 그들의 원심력에 반하는 강력한 드라이브로 가장자리에서 아슬아슬하게 버텼던 그는 결국, 제3의 지대로 나아갔다.

 

이준석의 정치는 보수의 텃밭에서 시작됐다. 20대의 나이로 2012년 당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을 시작으로 2021년 헌정사상 30대 최연소 야당 대표로 선출됐다. 어김없이 청년 이준석은 보수의 위기 때마다 청년들의 결집을 주도했고 그때마다 좋은 결과로 자신을 증명했다.

 

20대 대선의 주요전략인 ‘세대포위론’은 2030 남성층과 전통적 지지층인 60대 이상 노년층을 묶어 40~50대 진보층 지지세를 압도하겠다는 전략이었다. 대선 이후 전략 ‘효능’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지만 분명 청년 지지층들의 상당한 지지를 받았던 논리임에는 분명했다.

 

그러나 야당 대표에서 여당 대표로 전환되는 시점부터 이준석의 입지는 상당히 흔들렸다. 소위 ‘윤핵관’들과의 대립과정에서 ‘품위유지의무 위반’으로 당원권 6개월 정지를 당했고 이에 따라 당 대표 직무가 정지됐다. 결국, 당은 비대위로 전환을 추진해 이준석 당 대표를 완전히 배제했다.

 

이 과정에서 드러난 대통령의 당 장악 의혹을 이준석은 각종 미디어를 통해 활발한 자기변호에 나섰다. 이 모습을 지켜보는 일부 보수 인사들은 해당 행위로 규정하면서 “버르장머리 없다. 싸가지 없다.”는 표현을 쏟아냈다.

 

2023년 12월 27일 이준석 전 대표는 탈당을 선언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11월 2일 이 전 대표의 징계를 공식 해제했다. 당에서 몰아내기 위한 명분을 직접 철회한 것이다. 이후 윤핵관 인사들의 잇따른 총선 불출마 선언과 김기현 당 대표 사임으로 이어졌고 한동훈 장관의 비대위가 꾸려졌다.

 

기울어진 배가 복원력을 상실했다. 집권 여당이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결국 대통령 살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시점에서 이준석은 배를 탈출했다. 그러면서 “몇 달 전 당에 책임 있는 사람으로부터 총괄선대위원장 등의 자리를 제안받았다. 전혀 마음이 동하지 않았다. 비상상태에 놓인 것은 당이 아니라 대한민국이다”고 했다.

 

“저는 잠시 보수정당에 찾아왔던 봄을 지키지 못했고, 그들의 권력욕을 진압하지 못했던 자신을 반성한다”며 서울 노원구 상계동 참숯 갈빗집에서 과거를 탈당하고 미래를 위한 신당을 창당한다고 밝혔다.

 

이준석을 몰아낸 기득권은 결국 자신들도 권력 앞에 한없이 작아졌다. 이준석을 징계했던 자신들의 뜻을 다시 거둬들이면서 자존심마저 잃었다. 청년 당대표를 몰아낸 정당에서 청년 정책을 기대하는 어리석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보수를 지지했던 청년들은 갈 곳을 잃었다. 이준석을 버리고 보수를 지지할 명분이 없고, 고래 등을 타다가 덩치 큰 새우가 되겠다고 선언한 이준석을 지지하기엔 실리적인 측면이 약하다.

 

청년은 정당 이데올로기가 중요하지 않고 내 삶의 호주머니가 두둑해지는 정책을 바랄 것이다. 국가라는 크고 어려운 개념보다 삶의 행복감을 위한 정치를 원할 것이다. 국가의 미래는 청년이고 국가의 미래를 위한다면 청년들의 정치적 자산도 존중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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