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다. 지역 몇몇 사람이 재탕 삼탕 해 먹으니 똑같은 레퍼토리가 연달아 흘러나올 수밖에 없다. 동전의 양면성이 있듯 변화를 모색해야 과정도 이채로울 수 있는데, 한사람이 수십 년 동안 집행해온 방법 똑같이 연출되는 걸 보면서 시민들은 식상(食傷)하다 는 반응이다. ‘먹고사니즘’이라면 충분히 이해하겠는데 150여억 원이나 투입해 옛날을 기억하게 만들 이유가 뭔가.
세대(Generation)란 공통의 체험을 기반으로 해 공통의 의식이나 풍속을 전개하는 일정 폭의 연령층을 말한다. 특정 단체가 주관한 행사의 주체가 아날로그 면 디지털로 교체해야 성과물이 도출되는데, 제천시는 그 과정이 이미 빛을 상실한 것이다. 세계는 AI 시대로 급변하고 있으나 행사 주체가 아날로그 상태에서 머물고 기획력이 떨어지면 글로벌화로 치닫는 관객들이 어떤 반응을 나타낼까,
▶왜 국제 한방천연물 산업엑스포 인지, ▶천연물 산업엑스포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한방천연물로 제천시가 어떤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지 등 핵심적 전시는 비켜 갔다는 지적이 우세하며, 형식적, 가시적 표현에만 급급한 나머지 관객들에게 감동을 전혀 주지 못 했다. 가령 국제 신형전투기 박람회 같으면 세계신형전투기가 영상이나마 관람객 시야에 특정돼야 한다.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한번 물어보라, 입장료“1만 2천 원으로 간짜장 한 그릇 먹는 것이 좋다”고 말하는 시민도 있다는 것.
필자가 9월 23일 공중화장실을 취재해보았다. 물론 대여한 것으로 보이는데, 녹슨 시설물이 눈에 들어오면서 혹여 곰팡이를 제거하지 않았나 해서 가까이 가보니 녹슨 부분을 도색 하지 않고 설치해 용변 보는 관객들은 주최 측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또 같은 날 가수들이 노래하는 무대 쪽으로 가보니까 댄스 그룹 같은데 관객은 10여 명 정도 앉아서 쳐다보고 있었다. 출연료는 취재하지 않았으나 파리만 날리는 형편이었다.

잔치국수, 어묵 등 먹거리 부스가 촌 동네 가을 운동회 온 것 같은 분위기로 이런 모습을 보려고 1만 2천 원짜리 입장권을 구매해야 했나, 천연물 산업엑스포 면 천연물 산업 엑스포답게 전시물 등을 공개해 놓고 관객들 호기심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신개발 품이나 특허출원 된 영상공개가 절실했다. 무엇이 천연물 인지, 관객들에게 보여줘야 하며, 광범위한 천연물 산업 전면 노출이 절실하다는 뜻이다.
예컨대, 심해나 극한지 등 접근하기가 쉽지 않은 광대한 지역의 해양환경이 아직도 남아있어 해양 생물로부터 고부가가치 천연물을 개발하는 것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또 천연물 의약품은 합성 의약품과 비교해 부작용 부담이 낮고 적은 개발 비용과 투자 기간이 짧은 장점이 있다. 는 등 관객 동기부여를 자극하는 부분이 미약했다. 한방천연물 산업을 제천시가 육성 발전시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며 장밋빛 청사진을 논리정연하게 제시해야 ‘필연적’이라 할 수 있다.
원인은 단체장이 행사에 전문지식이 없고, 잦은 공무원 인사와 한방재단 관계자 구태에서 공부할 기회를 잃어버렸으니 한방 박람회 수준으로 갈 수밖에 별도리가 없는 것 같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2022년부터 현재까지 줄 곳 이벤트성 행사만 추진해온 제천시, 상가 공동화 현상은 심각한 상태로 상인들은 허탈감에 빠져 실의를 잃어버린 듯 하루하루를 어렵게 버티는 시민이 대부분이다.
독자 여러분이 잘 아는 2026년 독일 하노버 산업 박람회가 있다. 매년 4월 독일의 북부도시 하노버에서 열리는 산업 박람회다. 세계산업계의 최신기술과 트랜드를 선보이는 글로벌 산업기술의 메카로 주목받고 있는 하노버 산업 박람회가 우리에 중요한 이유는 대한민국 경제에 중추를 이루고 있는 주력 및 미래산업의 기술 트랜드를 제시하는 핵심 전시회이기 때문이다.올해로 78회를 맞는 하노버 산업 박람회는 우리 산업의 전략적 방향에 많은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다.
하노버 산업 박람회는 올해 슬로건으로“기술로 미래를 만들자”를 내세우고 있다. 그리고 지난해 슬로건 “지속 가능한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자”에서 강조한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기술혁신을 강조했다. 그중에서도 올해 최고 화두는 단연 산업 AI 대전환이었다. 모든 전시업체가 제시한 제품이나 솔루션에 AI를 활용하지 않는 사례가 없을 만큼 이제 산업 AI대 전환은 기본이 되고 있다.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특임교수 주영섭>
제천시가 다녀올 곳은 중국이 아니라 독일 하노버란 얘기다. 제천시에 한방전문인력 1개 팀을 만들어 이들은 인사 없이 수년에 걸쳐 교육한 후 한방제품 생산라인에 지도 감독 요원으로 투입 시켜야 한다. 하노버 박람회가 던진 시사점과 교훈을 배우고 오라는 얘기다. 그 후 제천시에 중장기적 한방 관련 AI 업체를 육성시키고 디지털·그린·문명 대전환도 기술혁신이 핵심이라는 비전을 제시하고 실현해야 한방산업의 빛이 발산될 것이며, 잔치국수, 어묵이 등장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