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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의병의 도시는 침묵하고 있다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이사장인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들고 있던 피켓(연합뉴스)

 

항일 운동에 앞장선 독립투사들의 역사적 평가는 정치이념을 초월한 민족적 역사의 발자취로써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해방 이후 수많은 정치 역사를 거치면서도 홍범도 장군의 평가는 한결같았다.

 

그런데 갑자기 홍범도 장군은 소위 ‘빨치산’으로 몰리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반국가세력 타도를 천명하면서 홍범도 장군의 자유시 행적과 소련 공산당 입당을 문제 삼았다. 이것을 김일성의 ‘빨치산’으로 몰고 가고 있는데 당시 김일성의 나이는 7~10살이었다.

 

육군사관학교는 독립 영웅들의 흉상을 모두 치운다고 밝혔다. 홍범도 장군 흉상은 학교 밖으로 내보내고 다른 흉상은 교내 다른 장소로 이전한다고 했다.

 

국민특사 자격으로 카자흐스탄에서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모셔 온 배우 조진웅은 뉴스 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사람이 어떤 상황에 대한 의견이나 생각을 말할 때, 혹은 어떤 질문이나 의구심과 논란으로 말미암아 회자되어 구설이 될 때, 논제가 정확하고 보편타당해야 한다”라며 “그러나 이 상황은 정상 범주에서 논리 준함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 내 스스로가 이 질문에 답을 한다는 자체가 너무나도 처참하다”고 했다.

 

항일투쟁 을미의병 진원지 제천은 지금 고려인 유치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민족의 장군 홍범도’를 집필한 시인 이동순 영남대 명예교수는 “홍범도 장군은 고려인의 정신적 지주입니다. 당시 시대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국방부가 옹졸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소름이 끼칩니다”고 했다.

 

전국의 의병 봉기를 이끌어낸 제천에서 독립투사들에 대한 현 정부와 여당의 태도에 침묵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고려인 홍범도 장군이 이런 대우를 받고 있는데 고려인들을 모셔 오기로 한 의병의 도시에서 공식적인 의견을 내지 않는다면 정말 비겁한 일이다.

 

정부와 여당이 주도하는 이념 전쟁은 민족을 또다시 갈라놓는 사악한 정치 엔지니어링이다. 제천의병의 정신으로 항일 운동의 숭고한 뜻을 폄훼하는 시도에 대한 저항에 나서야 하며, 올바른 민주화의 시대정신을 되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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