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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보여준 한국 유도 ‘장면들’

한국유도의 새로운 가능성 ‘발견’
허미미 결승전 ‘위장공격’ 논란으로 남아

 

2024 파리올림픽 대한민국 유도선수들의 개인전 도전이 마무리됐다. 이번 올림픽 유도 통산 성적은 김민종, 허미미 선수의 은메달, 이준환, 김하윤 선수의 동메달이다.

 

허미미의 결승전 판칙패

 

이번 올림픽 유도경기에서 심판의 판정에서 볼 수 있던 특이점은 위장 공격에 대한 기준이 강화된 부분이다. 기존 위장 공격의 기준은 방어를 위한 공격을 시도할 경우 ‘지도’가 주어지는데 보통 잡고 있던 소매깃을 놓치면서 기술이 들어가거나 고의로 드러눕는 기술을 시도할 경우 등과 같은 상황이었으나 이번 올림픽 유도경기에서는 그 기준이 공격자 기술이 어느 정도 유효함이 있어야 올바른 공격으로 인정했고 공격 후에도 상대의 중심이 안정적이면 위장 공격으로 판단했다.

 

이 부분은 오히려 공격자의 기술 시도를 더욱 망설이게 하는 요소다. 아무래도 소극적인 경기가 펼쳐지는 결과로 이어졌고 역대급으로 반칙패가 많이 나온 올림픽 유도경기였다. 특히 결승전 골든스코어에서 받는 ‘지도’는 더욱 민감하게 받아드려질 수밖에 없다. 허미미 선수에게 꼭 지도를 주어야 했나? 하는 아쉬움이 들 수밖에 없다.

 

김민종의 ‘명품’ 업어치기

 

대한민국 유도 역사를 다시 쓴 장면이다. 일본 유도 전설 사이토 히토시의 아들인 사이토 다츠루를 준결승에서 만나 업어치기 한판으로 승리를 거두고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에서 만난 선수는 프랑스 유도 영웅 ‘테디 리네르’다. 신장 203㎝, 몸무게 140kg에 이르는 이 선수는 헤비급 유도의 최정상에 있는 선수다. 김민종 선수는 결승전에서 배대뒤치기와 업어치기 등 다양한 기술을 시도해 경기를 이어 갔으나 테디 리네르 선수의 틀어잡기에 이은 허리후리기로 한판을 당해 은메달을 달성했다.

 

그러나 김민종 선수는 대한민국 유도 역사를 다시 썼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조용철 대한유도회장 이후 36년 만의 올림픽 메달이자 최초의 은메달이다. 또한, 준결승에서 사이토 선수에게 들어간 업어치기는 예술 그 자체다. 헤비급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환상적인 부드러움과 강력한 힘을 뿜어낸 최고의 업어치기다.

 

이준환의 뜨거운 눈물

 

2002년생 이준환의 동메달은 우리에게 한국유도의 금빛 미래를 선사했다. 마지막 경기 후 기자의 질문에 연신 자신의 부족함을 말하며 더욱 노력하겠다는 다짐은 한국유도의 가능성에 대한 확신으로 다가왔다.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한 후 한참을 매트에서 내려오지 못하고 뜨거운 눈물을 흘리던 이준환 선수에게 박수를 보낸다.

 

미소 천사 김하윤의 ‘안다리’

 

경기마다 보여준 김하윤 선수의 ‘안다리’ 기술은 정말 훌륭했다. 헤비급 선수답지 않은 빠른 몸놀림과 전광석화 같은 안다리 기술은 감탄을 자아냈다.

 

동메달 결정전에서 김하윤은 침착하고 안정적인 잡기 운영으로 시종일관 경기를 주도해 갔다. 경기시각 45초를 남긴 가운데 안다리에서 허벅다리로 이어진 기술로 절반에 이어 누르기로 승리를 잡았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후 24년 만에 +78kg급 동메달이 나왔다.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김하윤 선수는 “울 것 같았는데 행복한 게 먼저인 것 같아서 울지 않았다. 경기 때마다 긴장을 안 하는 편이라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데구치 선수가 밝힌 판정에 대한 생각

 

캐나다 대표로 출전해 허미미 선수를 이긴 크리스타 데구치 선수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더 나은 유도를 위해 바뀌어야 할 부분이 분명 있다”고 말하며 판정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후 판정승에 대한 비난 댓글이 확산하자 자신의 SNS를 통해 자제를 당부하기도 했다.

 

유도는 예를 최우선 가치로 하는 스포츠다. 선수와 팬 모두 예를 갖추고 지금 우리가 확인 한 여러 문제점을 고민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유도가 세계인들에게 더욱 사랑받는 스포츠로 남기 위해 지금과는 다른 차원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왔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