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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그 많던 게이트볼장 이용자들은 어디로?

어르신 체육의 ‘유행’, 게이트볼→그라운드골프→파크골프
남겨진 게이트볼장, 이용자 '확 줄어', 일부 시설 회원 아니면 사용 못해
정치인들 어르신들 ‘표’ 무시 못 해…우후죽순 설치한 게이트볼장, 유지관리 ‘골머리’

 

최근 어르신 체육인들 사이에 ‘파크골프’가 전국적으로 대유행 중이다. 파크골프란? 1983년 일본 훗카이도에서 시작된 운동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골프’처럼 각 홀컵을 향해 쳐서 가장 적은 타수를 기록하면 승리하는 게임이다.

 

최근 어르신들 사이에 인기를 끄는 이유로는 골프와 유사하면서 채 1개와 공만 있으면 게임이 가능해 체력적인 부담 없이 칠 수 있다는 장점과  ‘그린피’ 같은 시설 사용 비용이 들지 않아 동호인들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전국의 단체장 후보들은 앞다투어 어르신 표를 잡기 위해 파크골프장 설치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 결과 강변의 유휴지, 시유지 등에 파크골프장을 추가 설치하고 있다. 문제는 파크골프 저변이 확대됐지만, 그 인구가 기존 어르신 스포츠 이용객들에서 상당수 옮겨간 결과란 점이다.  게이트볼, 그라운드골프와 같은 시설은 지금 ‘개점휴업’ 상태이거나 사용 인구가 극도로 낮아졌다.

 

 

이와 관련 제천시에 지난 11일 관내 게이트볼장 현황에 대한 정보를 다음과 같이 요청했다.

 

a. 시설관리사업소가 관리하는 모든 게이트볼장 현황 및 각 경기장 준공일, 조성비용, 매년 유지보수 비용, 관리현황(사용유뮤)

b. 읍면동 및 유관기관이 관리하는 모든 게이트볼장 현황 및 각 경기장 준공일, 조성비용, 매년 유지보수 비용, 관리현황(사용유뮤)

 

그러나 제천시가 답변한 정보공개통지에는 제천시가 관리하는 게이트볼장 현황을 다음과 같이 회신했다.

 

 

제천체육관게이트볼장, 제천전전후게이트볼장 이렇게 2곳을 관리한다고 했다. 제천시 체육시설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제천시 관내에 설치된 게이트볼장은 기자가 파악하기에도 동마다 1~2개소는 된다. 제천시 17개 읍면동 어림잡아 20개소는 될 것이다. 의도적으로 정보공개를 회피하는 것 아니면 체육시설관리가 전혀 안 되고 있다는 증거다. 13일, 추가로 다시 정보공개를 요청한 상태다.

 

제천체육관게이트볼장 같은 경우 전체 경기장 중 절반을 지붕으로 씌운 형태의 시설이다. 제천시에 따르면 지난 2004년에 7억 6천4백만 원을 들여 준공했으며, 매년 유지보수 비용은 3천8백만 원이 든다고 했다. 17개소를 3천만 원으로 계산한다면 매년 게이트볼장 유지관리 비용으로 5억 원 이상 든다는 결론이다. 정확한 비용은 제천시에서 회신하는 대로 후속 보도에 담겠다.

 

 

게이트볼장 시설 중 비와 바람을 막는 시설을 갖춘 이른바 전천후 게이트볼장은 유지관리에 더욱 큰 비용이 든다. 여기에 제천시나 읍면동에서 각 게이트볼 단체에 시설관리를 위탁해 사실상 체육시설이 특정 단체의 ‘사유화’가 된다는 것이다. 위탁단체의 회원이 아니면 해당 시설은 이용할 수가 없다. 위탁단체가 ‘무상’으로 체육시설을 점유한다면 이것은 공공시설을 통해 특정인들에게 편의를 제공한 것이므로 사용허가자의 직권남용 내지는 단체장의 기부행위에 해당할 수도 있다.

 

 

제천시 체육정책과 관련해 지역의 한 원로체육인은 “오랜 세월 관행처럼 진행된 부문이다. 게이트볼, 그라운드골프, 파크골프는 게임의 유사점이 많은 종목이다. 따라서 유행처럼 진화 했다고 볼 수도 있다. 문제는 남아있는 게이트볼장이 방치되고 있다는 점과 게이트볼보다 최소 10배 이상의 부지가 필요한 종목이 파크골프란 점이다. 정치인들이 어르신 표 잡겠다고 시민 혈세를 이런 식으로 쏟아부어서는 안 된다”고 질책했다.